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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산업의 그림자 — 펫샵 뒤편의 번식장, '강아지 공장' 문제와 소비자의 무지 유리 너머 작은 강아지가 앞발을 들고 서 있다. 눈이 크고 털이 복슬복슬하다. 보는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 충동적으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직원이 안아볼 수 있게 해준다. 따뜻한 무게가 손 위에 올려지는 순간, 결정은 이미 내려진 것이나 다름없다.이 장면은 매일 전국의 펫샵에서 반복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소비자는 그 강아지가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는다. 묻더라도 "믿을 수 있는 브리더에게서 직접 받아요"라는 답을 그대로 믿는다. 그 대답 뒤에 무엇이 있는지, 그 강아지의 어미가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는 유리창 너머로 보이지 않는다.반려동물 산업은 국내에서만 수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 성장의 이면에는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이 있다. 이 글은 그 시스템을 들여다본다.'강아지 공장.. 2026. 4. 1.
야생성이 남아있는 반려동물 — 집에서 키우는 동물이 본능적 사냥·영역 행동을 보일 때 우리가 놓치는 것 거실 한가운데 두더지 사체가 놓여 있다. 고양이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옆에 앉아 있다. 밤마다 개가 창문 너머 무언가를 향해 격렬하게 짖는다. 집 안의 특정 구석을 반복해서 긁고 냄새를 묻힌다. 보호자는 당황하거나 야단을 친다. "왜 이러는 거야. 먹을 것도 충분히 주는데."이 행동들을 '문제 행동'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그러나 다른 시선으로 보면, 이것은 수만 년의 진화가 동물의 몸과 뇌에 새겨놓은 본능이 살아 숨쉬는 장면이다. 우리가 반려동물이라고 부르는 존재들은 가축화되고 길들여졌지만, 그들의 내면에는 여전히 야생이 존재한다. 그 야생을 이해하지 못할 때, 보호자와 동물 사이에는 불필요한 갈등이 생기고, 동물은 본능을 억누르느라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글은 반려동물에게 남아있는 야생성들이.. 2026. 3. 31.
'펫로스 증후군'의 사회적 무시 —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이 제도적·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 반려동물을 잃은 날, 많은 보호자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슬픔이 아니다. 그 슬픔을 꺼내놓을 수 없다는 고립감이다. 직장에 연차를 내기가 망설여진다. "강아지가 죽어서요"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혹여 말했다가 "그냥 동물인데 뭘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 돌아올까 봐. 그 예상된 반응 앞에서 슬픔은 조용히 안으로 눌린다.펫로스(Pet Loss), 즉 반려동물을 잃는 경험은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힘들다. 그런데 많은 경우 그 슬픔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이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처럼 사회적으로 공인되지 않은 슬픔을 '비공인 애도(disenfranchised grief)'라고 부른다.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은 그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글은 왜 그 슬픔이 무시.. 2026. 3. 31.
반려동물이 주인의 질병을 먼저 알아채는 순간들 — 암, 저혈당, 발작을 감지하는 동물의 후각·감각 능력 어느 날부터 강아지가 유독 한쪽 가슴만 킁킁거리며 떠나지 않는다. 고양이가 갑자기 주인의 특정 부위에만 올라와 앉아 꼼짝하지 않는다. 보호자는 처음에는 그냥 넘겼지만,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나서야 그 자리에 종양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이야기는 전 세계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우연처럼 들리지만, 과학은 이것이 우연이 아닐 수 있다는 증거를 하나씩 쌓아가고 있다.반려동물, 특히 개와 고양이는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신체 변화를 먼저 알아채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암, 저혈당, 발작, 심지어 감염병까지. 이 글은 그 능력의 과학적 근거와 실제 사례들, 그리고 이것이 의학적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인간을 능가하는 감각 — 개의 코와 고양이의 감지 능력동물이 질병을 감지하는.. 2026. 3. 31.
반려동물 전문 심리상담사 — 동물의 문제 행동 뒤에 숨은 트라우마와 이를 치유하는 직업의 세계 어느 날 갑자기 온순하던 개가 낯선 사람만 보면 극도로 공격적으로 변한다. 입양된 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고양이가 침대 밑에서 나오질 않는다. 산책 중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면 온몸을 떨며 주저앉는다. 보호자는 당황한다. 사랑을 충분히 주고 있는데, 왜 이러는 걸까. 잘못 키운 걸까. 무엇이 문제일까.오늘은 반려동물의 문제 행동들이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을지와 이를 치료하는 직업에 대해 알아본다.그 '문제'는 대부분 행동 자체가 아니라 행동 뒤에 숨은 이야기에 있다. 그 이야기를 읽어내고 치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려동물 행동 전문가, 혹은 동물 심리상담사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직업이지만, 반려동물 1,500만 시대를 맞아 빠르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동물의 '문제 행동'은 사실 문제.. 2026. 3. 30.
반려동물과 인간의 꿈 — 동물도 꿈을 꿀까? 오늘은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꿈을 꾸는지에 대항 궁긍증에 대한 대답을 알아보려고 한다.잠든 강아지가 발을 바르르 떨며 낑낑거린다. 고양이는 눈을 감은 채 수염을 씰룩이고, 앞발을 허공에 휘젓는다. 이 장면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걸까?" 그리고 곧이어 드는 궁금증. "그렇다면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 이상이다. 동물이 꿈을 꾼다는 것은, 동물에게도 의식적 경험과 유사한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신경과학자들이 이 질문에 매달려온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리고 지금, 과학은 꽤 확신에 찬 대답을 내놓고 있다. 동물의 수면 중 행동 — 눈앞에서 벌어지는 단서들동물이 꿈을 꾼다는 가장 직관적인 증거는 수면 중 행동이.. 2026. 3. 30.